새들의 해돋이 – 김양식 제4시집

제목 : 새들의 해돋이

별빛이 엷게 사위어 가고 있다

새롭게 탄생하는 눈부신 새벽

보석 속을 날으는 새, 새, 새

잉카문명을 쪼아대던 새도,

이집트 피라미드 꼭대기에 머물던 새도,

마야부인을 축복하던 룸비니의 새도,

또 샤갈의, 그리고 피카소의 새도,

모두 일곱빛 보석 속에서 날고 있다

지저귀고 있다

새벽의 창은 온통 혼히 열려져 있다

싱싱한 햇살의 내음

거기 비껴 날으는 고운 깃털의 주인들….

서로 사랑하고 때론 서로 다투어도

새들은 야심(野心)도 권리도 모른다

제물도 허영도 아예 모른다

주신것으로 족하기 때문

없으면 없는 그대로 족하기 때문

새들의 해돋이는 눈부신 보석

보석 속은 하나의 커다란 정토(淨土).

p 14~15

정보 관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편집자 – 초이 문학관
yunyesuk@gmail.com